15일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인 23.8%까지 떨어진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올 여름 강원 강릉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23%까지 떨어지자 강릉시가 급기야 '제한급수'에 돌입하며 시민들의 '물 절약' 실천을 당부하고 나섰다.
15일 강릉시와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날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23.8%까지 하락하면서 평년(67%)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최저였던 지난 2000년 2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장마철에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2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운영에 들어간데 이어, 14일부터는 제한급수를 시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과 효율적인 물 관리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대응으로, 해제 시점은 추후 상황을 고려해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주요 조치로는 우선 주요 배수지와 정수지 밸브 개도율을 단계별로 조정해 물 공급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한급수로 인해 출수 불량이 발생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급수 차량을 이용해 공급하고, 신규 급수공사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가뭄으로 임시 휴장에 들어간 강릉 아레나수영장. 전영래 기자앞서 시는 배수지 13개소의 유출 밸브 개도율 조절(100%→85%)을 비롯해 지자체 운영 주요시설(234개소) 수압 조절, 분수 등 지자체 운영 시설 14개소 사용 중단, 일 300톤 이상 물 사용 대수용가(197개소) 수도사용량 감소 유도, 공공수영장 3개소 운영 중단 등 용수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평상시 대비 생활용수 사용량을 20% 이상 절감하고, 가정·상가·공공기관 등 모든 시설에서 절수 실천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김철기 상하수도사업소장은 "이번 제한급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속초시는 지난 14일 강릉시청을 방문해 3천만 원 상당의 생수 3만병을 전달했다. 강릉시 제공올 여름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지만 유독 강릉지역만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자 생수 지원 등 온정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 14일 강릉시청을 방문해 3천만 원 상당의 생수 3만병을 전달했다. 속초시청 직원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1만병을 마련했고, 속초에 위치한 글로벌심층수가 2만병을 기부했다. 전달된 생수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지대 및 비상급수지역, 취약계층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도 생수 3만병을 지원했으며 행안부는 재해구호협회와 협력해 생수 2만 9000병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자발적으로 정수기 대신 생수를 쓰며 절수 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당분간 단비 소식이 없어 가뭄 장기화에 따른 주민 불편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홍규 시장은 "지원해주신 생수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릉시에게 가뭄의 단비인 만큼 전해주신 마음은 잊지않고 보답하겠다"며 "앞으로도 이번 가뭄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동참을 부탁드린다. 강릉시도 시민 불편이 없도록 생활용수 확보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가뭄 대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강릉시는 지난 12일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가뭄 대응 회의를 열고 가뭄에 따른 시민 피해 최소화 방안과 향후 기상 전망 및 급수대책을 논의했다. 강릉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