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도계광업소.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국내 마지막 국·공영 탄광인 대한석탄공사 삼척 도계광업소가 개광 89년 만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최근 '2025년도 폐광심의위원회'를 열어 석공 도계광업소를 폐광지원 대상 광산으로 선정함에 따라 지난 1936년 문을 연 도계광업소는 30일 자로 공식 폐광한다.
도계광업소는 지난 2023년 화순광업소, 2024년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은 이후 명맥을 유지한 대한석탄공사 산하의 유일한 탄광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국·공영 탄광인 도계광업소가 폐광함에 따라 국내에는 도계읍에 있는 민영 탄광인 경동 상덕광업소 단 한 곳만 남게 됐다.
도계광업소는 1936년 문을 연 후 현재까지 4324만 7천t의 탄을 생산했다. 지난 1988년에는 연간 127만120t의 탄을 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1960년대 국가 경제개발의 핵심 에너지였던 석탄 생산을 책임졌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석유, 가스 등 대체에너지 확산과 석탄 채굴 비용이 증가하면서 석탄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석탄산업이 호황이던 1970년대 말 도계읍 인구는 5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탄광산업은 본격적인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시행 첫해만 도계에서 3개 탄광이 문을 닫았고, 1996년까지 도계지역 12개 탄광 중 10개가 폐광했다. 폐광으로 인한 주민들의 타지 이주가 이어지면서 지난 5월 말 기준 도계읍 인구는 전성기의 20%도 안 되는 8925명으로 줄어들었다.
30일 폐광하는 삼척 도계광업소. 연합뉴스이에 강원도와 삼척시는 도계광업소 폐광 이후 지역경제 침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원도가 최근 실시한 '탄광 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도계광업소 폐광에 따른 도계읍의 피해 규모는 5조 3천억 원에 달하고, 1600명이 넘는 대규모 실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와 삼척시는 폐광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3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도계읍 일원에 중입자가속기 기반의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내국인 지정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에 있다. 광해광업공단도 은퇴 광산노동자의 생활 안정, 자녀 학자금 지원, 광해 복구와 폐쇄 이후 주민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 등에 나섰다.
하지만 도계읍 주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대체 산업 쟁취, 생존권 보장 없는 도계광업소 폐광을 반대하며 도계역 광장과 도계광업소 주차장 등지에서 6개월 넘게 천막 농성과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삼척시 도계읍 생존권 투쟁위원회는 30일 세종시 정부 청사 일원에서 3보 1배를 하며 생존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오는 7월4일 폐광지역 경제회생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국회의원관에서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석탄공사, 광해광업공단, 도와 폐광 4개 시·군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주민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생존권 보장 없는 폐광 반대 투쟁에 나선 삼척시민 총궐기 대회. 연합뉴스